엄마를 위한 생활 정보

육아 중 나만의 루틴 만들기 (부모 자기관리)

세아이맘의 하루 2025. 4. 17. 17:00

 

육아 중 나만의 루틴 만들기 (부모 자기관리)

 

1. 육아 속 나를 잃지 않기 위해 필요한 ‘루틴’

 

육아는 단순히 아이를 먹이고 재우는 것을 넘어, 아이의 인지·정서·신체 발달을 전방위로 책임지는 삶의 전환점입니다. 특히 첫 아이를 낳은 부모일수록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부모들은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억누르고, 오직 아이 중심의 삶으로 빠르게 전환됩니다. 처음에는 아이를 위한 희생이라고 생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기 소진(burnout)과 감정 기복, 심리적 고립감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부모가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상태는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부모의 모습은 아이에게도 긴장감과 불안을 전달하게 되며, 장기적으로 아이의 정서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육아 과정에서도 '나 자신을 챙기는 루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것은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오히려 건강한 육아의 출발점입니다.

예를 들어 아기 낮잠 시간에 10~15분 명상을 하거나, 간단한 요가 동작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 따뜻한 허브차를 마시며 깊은 숨을 들이쉬는 루틴은 하루의 긴장을 완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루틴은 화려하거나 거창할 필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매일 반복할 수 있고, 나를 위로해주는 활동이면 충분하다는 점입니다. 작은 습관 하나가 일상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큰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루틴을 통해 ‘나는 여전히 나답게 살고 있다’는 자기 인식이 형성될 때, 육아는 부담이 아닌 삶의 의미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2. 나에게 맞는 루틴 찾기: 현실적인 시간표 만들기

 

많은 부모들이 루틴을 만들고자 결심하지만, 아이의 수면 패턴이나 컨디션에 따라 계획이 금세 무너지기 일쑤입니다. 이럴 땐 '완벽한 루틴'을 고집하기보다 '유연한 루틴'을 만드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의 일상 중 어떤 시간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자는 시간이 매일 다르다면, 고정된 시간보다는 '상황 기반 루틴'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아기가 낮잠 자는 동안 15분 스트레칭하기', '기저귀 교체 후 물 한 잔 마시며 휴식하기', '밤 수유 후 5분간 나만의 감정일기 쓰기'처럼 특정 상황과 연결된 루틴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면서도 꾸준히 실천할 수 있습니다. 또한 파트너와의 협업이 가능하다면 '번갈아 가며 자유시간 확보하기'도 꼭 시도해볼 만합니다. 일주일에 단 한 번이라도 혼자만의 카페 타임이나 산책을 갖는 것만으로도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 사용에 있어서도 루틴이 필요합니다. 무심코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아이 재우고 30분까지만 미디어 사용하기', 'SNS 대신 오디오북 듣기'처럼 의식적인 디지털 습관 루틴을 만들어보세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러한 사소한 변화들이 쌓여 부모로서의 자기 정체성과 삶의 만족도를 지켜주는 든든한 기반이 됩니다.


3. 일상의 반복에서 오는 안정감: 루틴이 주는 심리적 효과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흘러가는 육아 속에서 루틴은 '삶의 틀'이 되어 줍니다. 반복되는 작은 일상이 뇌에 안전 신호를 보내며, 감정의 요동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실제로 심리학 연구에서도 일정한 일상을 가진 사람은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더 빠르게 회복하고, 자존감이 높다는 결과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기상해 커피를 내리는 루틴, 같은 시간에 산책을 나가는 습관은 부모 자신에게 '예측 가능한 삶'이라는 안정감을 줍니다. 특히 수면 패턴이 불규칙한 신생아 시기에는 부모 스스로 일관된 기상·취침 시간만 정해도 피로도가 크게 줄어듭니다. 아침 30분만이라도 나를 위해 사용하는 시간이 있다면, 하루 전체의 에너지가 달라집니다.

또한 이런 루틴은 아이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부모가 일정한 패턴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는 자신도 그 리듬을 따라가게 되며, 이는 식사 습관, 수면 리듬 등 전반적인 생활 습관 형성에 기초가 됩니다. 부모가 혼란스럽고 감정적으로 불안한 상태라면 아이 역시 예민해지고 쉽게 울거나 잠을 설치는 등 신체적으로도 영향을 받습니다. 반대로, 일상의 예측 가능성과 정서적 안정은 아이의 두뇌 발달과 정서 조절 능력 형성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결국 부모가 나를 돌보는 루틴을 실천하는 것은 아이의 성장을 돕는 또 다른 방식입니다. 자신을 존중하고 챙기는 부모의 모습은 아이에게도 '자기관리'라는 중요한 삶의 기술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교육이 됩니다.


4.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루틴 유지의 유연함

 

루틴이 필요하다는 것을 아무리 알고 있어도, 현실은 언제나 계획대로 흘러가진 않습니다. 아기의 갑작스러운 발열, 예상치 못한 외출, 가족의 일정 변경 등으로 루틴이 무너지는 상황은 빈번합니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태도는 바로 '유연함'입니다. 유연한 루틴이란, 실패했을 때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능력입니다.

예를 들어 아침 루틴으로 계획했던 스트레칭을 못 했다면, 저녁에 샤워 후 가볍게 몸을 푸는 대안 루틴을 실천하는 것도 좋습니다. 명상이나 감정일기를 놓쳤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루 중 어떤 형태로든 나를 돌보는 행동이 한 번이라도 있었다는 점입니다. 자기 루틴은 완벽하게 지키는 것보다, 흔들려도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신뢰가 더 중요합니다.

또한 루틴을 강박적으로 실천하려는 태도는 오히려 심리적 스트레스를 더 키울 수 있습니다. 체크리스트처럼 루틴을 점검하다가 빠진 항목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것보다는, ‘오늘은 이 정도면 충분해’라고 스스로를 격려하는 마음이 더 건강한 접근입니다. 루틴은 나를 조이는 규칙이 아니라, 나를 보호해주는 울타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루틴도 계속해서 진화해야 합니다. 생후 6개월, 12개월, 24개월 시기별로 아이의 발달 단계가 달라지면 부모의 일상도 자연스럽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정해진 루틴이 무너졌다고 해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기에 적응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육아는 끊임없는 변화의 연속입니다. 그 변화 속에서도 부모가 자기 자신을 잊지 않고, 다시 나를 위한 균형을 찾고자 하는 마음. 그것이 바로 진정한 자기관리이며, 건강한 부모의 시작입니다. 루틴은 그 여정을 이어주는 작은 다리이자, 나와 아이 모두를 위한 따뜻한 배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