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위한 생활 정보

수면 퇴행기? 언제, 왜 생기고 어떻게 대처하나

세아이맘의 하루 2025. 4. 17. 14:32

수면 퇴행기? 언제, 왜 생기고 어떻게 대처하나

 

1. 수면 퇴행기란 무엇인가? 변화의 시작을 이해하기

아기가 잘 자던 시기에 갑자기 밤에 자주 깨거나, 낮잠을 거부하거나, 잠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현상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 이것이 바로 많은 부모들이 겪는 '수면 퇴행기'입니다. 수면 퇴행(sleep regression)은 말 그대로 아기가 일정 기간 동안 잘 자던 수면 패턴이 퇴보하는 듯한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는 일시적인 변화이며, 대부분의 경우 아기의 발달 과정 중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수면 퇴행은 보통 생후 4개월, 8~10개월, 12개월, 18개월, 2세 전후 등 특정 시점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이 시기들은 아기의 인지 능력, 운동 능력, 언어 발달 등이 급격히 발달하는 구간과 겹쳐 있습니다. 즉, 아기가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면서 뇌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이로 인해 수면 중에도 자극을 많이 받으며 깊은 수면에 들기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또한 분리 불안, 낯가림 등 정서적인 변화도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 갑작스러운 수면 변화는 당황스럽고, 육체적·정신적으로 매우 피곤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를 정확히 이해하고, 퇴행기의 원인을 알면 보다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퇴행기는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 잠시 거치는 '과도기'라는 점입니다.

 

2. 수면 퇴행이 발생하는 주요 시기별 특징

첫 번째 주요 시기는 생후 4개월입니다. 이 시기는 뇌가 빠르게 성장하며 수면 사이클이 성인과 유사하게 변하기 시작합니다. 아기는 더 이상 '깊은 수면'만 유지하지 않고, 얕은 수면과 깊은 수면이 번갈아 나타나는 수면 주기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 변화는 자주 깨어나는 현상으로 나타나며, 부모 입장에서는 밤마다 수유나 안아주기 없이 자던 아기가 다시 새벽에 자주 깨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8~10개월경엔 또 다른 퇴행기가 옵니다. 이 시기는 아기가 기기, 일어서기, 말하기 등의 새로운 신체적·인지적 기술을 배우는 시기로, 뇌가 과도하게 자극을 받게 됩니다. 이 시기의 아기들은 자다가도 일어나 움직이려 하거나, 갑자기 큰 소리로 울며 일어나기도 합니다. 또한 분리 불안이 시작되어 엄마가 곁에 없으면 잠들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지기도 합니다.

18개월경의 수면 퇴행은 감정과 독립심이 발달하는 시점에서 발생합니다. 아기가 '싫어', '내가 할래' 같은 표현을 자주 하며 자율성을 내세우는 시기로, 수면 루틴에 반항하거나 고집을 부리는 일이 많아집니다. 특히 낮잠을 거부하거나, 잠들기 전에 울거나 소리 지르는 경우가 잦습니다. 이 시기에는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면서도 일관된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2세 무렵의 수면 퇴행은 언어 능력과 상상력이 급속도로 발달하는 시기와 겹칩니다. 꿈이나 상상의 세계가 현실처럼 느껴지면서 악몽이나 야경증(night terror)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낮 동안의 자극이 많아지며 잠들기 전에도 쉽게 흥분하거나 불안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수면 퇴행기 대처법 – 아이도, 부모도 지치지 않게

수면 퇴행기의 가장 큰 특징은 ‘일시적’이라는 점입니다. 보통 2주에서 길게는 6주까지 지속되며,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이후 아기의 수면 습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는 일관성 있고 안정적인 환경을 유지하며 아이를 도와야 합니다.

우선, 기본적인 수면 루틴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목욕 – 수유 – 자장가 – 잠자리 라는 일정한 패턴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고, 수면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만들어줍니다. 퇴행기라고 해서 갑자기 루틴을 바꾸면 아기는 더 혼란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시기엔 아이의 정서적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이가 자주 깨거나 울 때마다 과하게 반응하기보다는, 부드럽게 토닥이거나 말로 다독여주는 정도의 대응이 좋습니다. 지나치게 안아서 재우는 방식이 반복되면 퇴행기가 지나도 스스로 잠들기 어려운 패턴으로 굳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완전히 무관심하게 방치하는 것도 정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부모 자신을 돌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수면 퇴행기의 육아는 매우 소모적이며, 스트레스를 쉽게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땐 배우자와 역할을 분담하거나, 낮잠을 통해 수면을 보충하는 등 자가 회복의 시간을 꼭 가져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주변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4. 수면 퇴행 이후를 위한 루틴 강화와 성장의 시그널

수면 퇴행은 아이의 성장 시그널이기도 합니다.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는 뜻이죠. 이 시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아이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퇴행이 지나면 대부분의 아기들은 이전보다 더 단단한 수면 습관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퇴행기를 지나며 수면 루틴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보세요. 아이와의 애착 형성을 돕는 짧은 책 읽기, 스트레칭, 부드러운 음악 감상 등 ‘잠들기 전 준비 활동’을 추가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활동은 아이의 긴장을 완화하고, 잠드는 과정을 긍정적인 경험으로 연결해줍니다.

퇴행기를 겪은 이후에는 자율 수면 능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아기가 졸릴 때 혼자 눕히고 잠드는 연습을 반복하거나, 잠자리에서 스스로 책을 보다 잠드는 습관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물론 무리하지 않고 아이의 리듬에 맞춰 천천히 진행해야 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부모의 일관된 반응과 애정입니다.

결국 수면 퇴행은 피할 수 없는 성장의 과정입니다. 이 시기를 함께 잘 이겨낸다면 아이도 부모도 한 단계 더 성장하게 됩니다. 때로는 길고 힘들게 느껴지지만, 모든 아이가 겪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점을 기억하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견뎌 나가시길 바랍니다.